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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사랑회복수기 회복작 -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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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1-04 10:59 조회3,9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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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따였다.

소위 말하는 재수 없는 왕따..

황순원 소설 '소나기'의 여주인공 같은 캐릭터였다.

하지만 소설과 달리 남자 주인공은 없었다.

왕따를 벗어나기로 했다. 간단했다. 나쁜 애가 되는 거였다.

연습 없이 나쁜 애가 되어갔으며 복습 없이도 일취월장했다.

끊임없이 악마는 내게 화살을 쏘아대었다. 영혼도 팔았다.

구름 모자를 쓴 천사의 패배였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기에는 양심 없는 패배자였지만, 양심에 철판을 깔고 다시 내 인생을 써내려가려고 다짐해보았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남편의 구타와 집착으로 몸과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지고 부서지고 신음했다.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과 죽어야만 하는 이유로 매일 타협해야 했고 남편의 폭력으로 멍든 상처보다 무너진 자존심이 더욱 아팠다.

상처는 소독약으로 치료해야 된다는 당연한 상식을 무시하고 술로 치료하려 했다.

그러나 술은 소독약이 아니라 쓰라린 소금물이었고 나는 결국에는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술로 남편을 삼켰고 자녀들을 잠식하고 있었다.

어느 날 횡단보도 신호 대기 중 술을 실은 트럭 한 대가 보였다.

무심코 하나, , ... 세어보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하루에 3병씩 마시니까 열흘이면 1상자 한 달이면 3상자 1년이면 36상자! 한 트럭!

내가 일 년에 먹어치운 술이 트럭으로 한 트럭!

내가 술 마시는 하마도 아니고~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사건이 내가 단주를 결심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입원을 결심하고 오늘 마지막으로 술 먹는다면서 죽어라 먹었고, 주민 센터에 서류 떼러 가서도 술을 못 먹을 거라는 미련 때문에 또 두 병을 마셨다.

정신 나간 년이다 맞았다 인정!


약물치료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한잔도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했다.

하지만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지를 않는다. 명상을 하라고 했다. 싫었다.

다리도 저리고 잠도 안 오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힌다.

그래 나는 너희들은 못하는 알코올중독자다.

알코올중독자는 술 마시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내는 근성이 있다.

한번 해 보자.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는 희열을 느꼈다.

내가 이겼다!

나는 단순한 감정을 가졌었다. 분노, 우울, 원망 등등

단어로 감정을 뒤집으란다.

나는 내 감정이 중요하고 타인의 감정 따위는 무시했다.

장기 입원으로 프로그램 교육의 필요성을 잘 알기에 한번 해 보기로 했다.

행복, 감사, 사랑 등등으로 효과 100%

첫째는 기뻤다. 둘째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행복했다.

다음으로 나는 제3자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로 했다.

정말 재수 없었다. 거만하고 오만하고 이기주의자였다.

그러나 나쁜 것만 보이는 건 아니었다. 마음이 따뜻했으며 정의가 있었다.

나는 내가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잘 하고 있네, 열심히 노력하고 있네 하면서 가불해서 칭찬도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겸손과 감사를 배웠다.

나는 언제나 나였다.

나는 나 외에는 그 누구도 나를 모르고 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착각도 심했다. 정말 꼴불견이었다.

알코올중독은 어쩔 수 없는 뇌질환이다.

하지만 중독자로서 놓치거나 잊고 살았던 많은 것들 중에 우리는 분명 감사한 부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 새삼 나를 돌아보고 남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분명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변화될 때 내 주변은 나를 바라봐 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알코올중독이란 병마와 싸우고 있다.

전쟁에는 승리도 있지만 패배도 분명 있다.

패배했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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