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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사랑회복수기 회복작 "다시 아끼며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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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2-07 17:09 조회7,4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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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님

 

제가 태어난 곳은 경기도 송탄(평택)입니다.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으로 내가 23세에 돌아가셨고, 모친은 일곱 살 때, 집을 나가 현재까지도 연락 없이 지내며 바로 위의 누나와 형 이렇게 삼남매입니다.

모친이 집을 나간 이후에 할머니 손에서 컸는데,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왼쪽 발가락이 전부 잘리는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작은 아버지 댁으로 가시면서 두 살 많은 누나와 서로 의지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려운 생활 때문에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이고,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 대구 고모 집으로 내려와 섬유공장에 다니면서 검정고시 공부를 하려 했으나 시끄러운 기계소리와 주야 2교대를 하는 것이 어리 나이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찼습니다.

눈뜨면 공장에 나가야 되고 저녁 일곱 시에 일을 마치고 통근 버스를 타고 고모 집에 도착하면 여덟 시.. 씻고 저녁 먹고 하면 아홉 시가 훌쩍 넘어 잠시 TV를 보다가 잠들고 이침이면 다시 공장에 출근했고, 이렇게 십대 후반이 지나갔습니다.

음주를 시작하게 된 것은 스무 살 부터인데 회식자리에서 소주를 따라 주면 한 잔만 마셔도 속이 울렁거려 밖으로 나가 토해내고 괜찮은 척 다시 자리로 돌아와 술을 받아 마시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술의 양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이 스물여섯 살 때 친구와 소주를 열다섯 병씩 일주일을 내리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일주일 째 되는 다음 날은 하루 종일 뻗어서 꼼짝도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신 다음 날은 오전에는 술이 덜 깬 상태로 버티다가 누런 액이 올라왔는데, 이런 날도 저녁이면 다시 술을 마셨습니다. 타고 난 허리 척추 분리증으로 한의원에 가면 한의사가 진맥을 하고 나서 젊은 사람이 몸을 너무 혹사시킨다고 몸 관리 좀 하라는 소리도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 동안 여러 번 여자 친구와도 사귀었는데 술로 인해 전부 헤어졌습니다. 약속 기간에 술에 취해 가거나, 약속을 취소하거나, 술자리에 오라해서 만나는 일이 잦아져서 결국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나 역시도 결혼을 생각하고 늘 저녁이면 친한 사람 몇 명에게 전화해서 술 마시자 하고, 다들 일이 있어 오늘은 안 된다고 하면 혼자서라도 술 마시고, 누군가 전화해서 날 술자리로 초대하면 총알같이 쫓아가서 미친 듯이 술 마시곤 했습니다.

이렇게 술로 내 소중한 시간을 허송세월했습니다. 사십이 넘어가면서 술을 끊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 참아도 보고 일부러 저녁에 밥을 배불리 먹으면 술 생각이 덜 나서 여러 번 그렇게 하다가 며칠 못가서 다시 술에 입을 대고, 주변의 친한 사람에게 술을 끊어야 되는데 어떻게 하느냐 물으면 하나 같이 의지만 있으면 끊는데 못 끊는 것을 보면 나의 약한 의지가 문제였던 것 같았습니다.

5-6년 전부터 불면증이 생겨서 술을 안 마시고는 아무리 자려해도 잠이 들지 않아서 일부러 마시고 잤는데 이런 일도 어느 순간부터는 술을 마셔도 잠이 안 올 지경까지 되어서 몸도 생활도 엉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치원 시스템가구, 교구, 놀이터, 조경시설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서 일을 했는데 2018년 유치원 파동이 있었고 사장님이 크게 다시는 일까지 겹쳐서 거의 1년을 놀다 시피 하면서 원룸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이때부터 삶을 포기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몇 달을 전화도 안 받고 두문불출하며 결국은 누나와 매형이 경기도 화성에서 대구까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술에 찌들대로 찌는 내 얼굴과 황달 끼 가득한 눈을 보더니 바로 입원치료하자고 강하게 말했으나 나는 죽어도 병원은 싫다고 최대한 버티다가 결국 평택성모병원 입원치료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검사결과 간경화 초기~중기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한 달 정도 입원치료하며 신체 컨디션 회복되어 퇴원한 이후 술, 담배 일체 하지 않고 등산하고 제대로 식사한 결과 굉장히 몸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혹은 날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마시자는 충동이 생겼고 이를 애써 참으려고 일어섰다 앉았다 반복하며 안절부절 못하다... 결국 자동적으로 편의점으로 향하는 내 발길...소주 두 병을 사와서 마시니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으며, 소주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느껴지는 짜릿함에 순식간에 다 마셔버렸습니다. 다시 두 병을 더 사와서 마신 것이 2주간 지속되었습니다. 혈변이 나와 평택 성모병원 입원치료 한 후 매형과 누나가 청주에 있는 주사랑 알코올중독치료전문병원을 권유하며 선택을 내 의사에 맡겨주었습니다. 100일 입원치료 받고 퇴원을 했으나 음주를 이렇게 안 마셨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다시 충동이 올라와서 술을 입에 대고 말았고, 간경화 진단 이전보다 더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밤이나 낮이나 깨어 있으면 마시고 취하면 잠깐 잠들었다가 다시 또 마시고... 그러다가 평택성모병원 중환자실에 꼬박 4일 동안 누워있게 되었습니다. 일반 병실로 옮겨져 이틀 후 담당의사에게 퇴원 좀 시켜 달라했더니 간수치가 높아 아직은 좀 더 지켜보란 걸 퇴원하자마자 알코올중독치료전문병원으로 가겠다고 조르니, 진료의뢰서를 써 줄 테니 바로 가기로 약속하고 퇴원을 해서 짐 챙겨서 김해 한사랑병원을 검색해서 오게 되어 오늘까지 왔습니다.

교육 내용 중에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한다는 교육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지난 날 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했나? 생각해보니 너무 자신에게 무책임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내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꼭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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