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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사랑회복수기 회복작 - 무제(無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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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OO님 작성일19-08-26 14:43 조회12,39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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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입원 치료를 받은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생애 첫 알코올 중독 입원환자라 이런 수기를 적을 자격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계기로 나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에 희망이 되어보고자 과거부터 짚어 내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처음 술을 배운 건 한창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예고 입시를 위해 미술학원에 다닐 때였습니다. 어디서 그런 걸 배웠는지 백일주랍시고 친구들과 거나하게, 과하게 한잔한 것이 첫 음주였으며, 응급실에 실려 가 위세척을 할 정도로 무지한 음주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날의 결석으로 인해 100% 합격을 약속했던 원장님은 정신상태가 글러 먹었다며 퇴원 조치를 하셨죠, 제 인생의 첫 실패였습니다.

그렇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한 저는, 한번 맛본 술의 쾌감을 잊지 못해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기가 일수였고, IMF의 여파로 인한 부도로 기울어진 가계를 핑계로 대학도 못 갈 거 취직이나 하겠다며 자퇴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실패였지요.

검정고시를 치러 고졸 학력을 따고, 이런저런 자격증시험에 응시해 1차 합격은 수두룩했으나 늘 자축의 한잔으로 2차 시험장에는 가본 적도 없으며, 여러 번의 직장생활도 술로 인한 결근, 지각으로 지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철없던 시절에 이미 세 번의 실패였습니다.

그러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 22살 되던 1월 결혼식을 올렸는데, 이것이 네 번째 실패일까요? 이건 잠시 보류해 두겠습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 후 일찍 아이를 가졌지만, 너무나도 예쁜 내 아이라 술 생각도 잠시 잊고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번 주말 시댁 나들이는 스트레스였지만, 나름 충실한 며느리 노릇으로 시댁 사랑도 듬뿍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찾아오고 그 무렵 남편은 잦은 이직과 잦은 술자리, 잦은 외박 등으로 속을 썩였습니다. 괜한 뱃속의 둘째에게 너 때문에 이혼도 못 한다며, 술도 못 마시니 우울증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둘째 아이는 태어났지만, 남편은 여전히 비슷한 상황이었고 25살 나이에 쓸데없이 속이 깊어 걱정하실까 봐 누구에게도 말 못 하고, 적은 돈으로 생활하기는 참 힘이 들었네요, 그 무렵에도 잦은 술자리, 잦은 외박을 하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혼자 마시는 술이 시작된 게 알코올 중독의 지름길로 들어선 것 같네요. (남편은 저의 외출을 허락하지 않았었습니다.)

여차여차 시간은 흘러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게 되고, 그때까지도 잦은 이직을 할 때라 아이들 유치원비라도 벌 생각으로 저도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근처에는 아이들 봐줄 분이 없었기 때문에 오전 시간으로 시작을 했고, 그 사이 남편은 탄탄한 직장으로 현재까지 잘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하다 보니 결혼한 여자는 친구도 안 만나고 집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회생활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아줌마들만 있는 직장이라 1년에 2번 있는 회식에도 남편이 8시부터 들어오라 전화 오고 9시만 넘으면 물건도 집어 던지며 억압과 의처증이 시작되었고, 저도 우울함에 알코올에 의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저는 협의이혼을 권유했고, 남편은 달라지겠다며 사정사정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저의 알코올 중독은 그때 진행되고 있었던 듯합니다. 도를 넘어 밤새 술 마시느라 외박까지 하게 되고, 10년을 다닌 직장이라 술을 먹고 근무하면서도 상담은 줄줄이 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도 민폐란 생각에 우울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사직서를 냈습니다. 모두 아쉬워하고 걱정 속에 네 번째 실패를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쉬며 정부지원교육도 받고 자격증도 따며 잘 지내다가 다시 취직했습니다. 상담실장 10년이란 경력으로 인정받고 대우받는 매우 흡족한 근무환경이었음에도 1여 년이나 숙달되니 또 알코올 중독이 찾아왔습니다. 저의 정도를 저도 알고 있고, 직장에 알리겠다는 협박에 또 모두의 아쉬움과 걱정을 뒤로하고 사직서를 냈네요. 나이 마흔하나에 벌써 5번째 실패였습니다. 타인들이 보기에도,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술만 아니면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인 걸 저도 압니다. 오죽하면 남편도 술만 끊으면 다 좋다고 기다리고 있을까요.

하지만 이미 습관이 된 알코올 중독은 고치기가 어려웠고, 오랜 타협 끝에 한사랑병원에 자의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우울증 초기, 알코올 중독 초기엔 분명 남편이 원인이다. 원망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입원하기로 한 날 학교 가기 전 딸 아이가 울며 올 때 까지 만이라도 가지 말라고, 오늘만 가지 말라며 울고 가는 아이를 두고도, 속이 상하다며 결국 마시고 마는 알코올 중독이 저의 병이었더군요.

아이와의 약속대로 그 날은 입원을 하지 못했고, 며칠 뒤 결국 또 아이의 눈물을 보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입원 생활 1주일간 심경의 변화가 무척 많이 일어났네요. 원망도 많았던 남편이지만 저 혼자였으면 불가능할 일을 남편이 원래의 저를 놓지 않고 치료로 이끌어 주었고, 사랑하는 딸의 눈물이 아픔이 아닌 희망이 되었습니다. 내 아이의 눈에서 이제는 엄마 때문에 울 일은 만들지 않을 거란, 우리 아이가 나를 정말 사랑하고 곁에 있고 싶어서 한다는 희망.

한사랑병원 친절한 의료진들의 도움으로 함께 이 시간을 참아내는 환우들과 저는 꼭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매일 매일 보내고 있습니다.

, 실패 보류로 남겨둔 저의 결혼, 이것은 제 인생 최고의 성공이겠죠.

절반도 못 산 인생에 5번의 실패는 충분하겠지요.

사랑하는 자기가 내게 준 단 하나의 성공으로 남은 40년은 행복하기만을 바랍니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받으시는 많은 환우분, 제 동료시죠, 우리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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