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 회복이야기


진료시간

평 일 09:30 ~ 18:00
토요일 09:30 ~ 13:00
점 심 12:30 ~ 13:30

※공휴일 휴무

진료안내

055)722.7000

친절한 상담을 약속드립니다.
한사랑 회복이야기
홈 > 한사랑 소식 > 한사랑 회복이야기

2019년 한사랑회복수기 회복작 - 나의 삶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OO님 작성일19-08-26 14:34 조회20,962회

본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먼저 제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13녀 중 장남이자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여자아이 즉, 제 둘째 누나는 그만 태어난 지 몇 달 안되어 하늘나라로 가버렸습니다. 태어났을 때 그렇게 예뻤다고 합니다만, 아버지가 산에 묻어주셨다고 합니다. 만약 살아있었다면 저랑 제일 친하고 가장 우애가 돈독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전 엄마의 고생 끝에 태어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 눈 아니 자기가 죽어도 안 아플, 눈물 나도록 귀엽고 예쁜 아들로 이 세상에 나왔고 귀하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엄마는 육체는 썩었지만 혼은 남아 제 옆에 있고, 저를 항상 위험에서 구해주시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때문이라는 걸 머리가 다 컸을 때 알게 되었고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 때부터 술의 양이 걷잡을 수 없이 늘게 되었죠. 술을 처음 접하게 되고 즐겨먹기 시작한 건 고1 때 부터였습니다. 담배도 마찬가지였죠. 전 머리가 좋은 아이로 태어나 중학교까지 공부를 꽤 했고 아버지에게 경찰대학교란 큰 산을 바라볼 정도로 기대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옛말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이 있듯이 전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아니 그 기대가 싫고 또 싫었습니다.

다 가정환경 때문이라고 전 생각 합니다. 두 명의 계모를 겪은 환경은 정말 최악, 집구석이 싫고 계모들이 싫고 아버지가 싫었습니다. 그렇게 전 고 1 때 가출을 감행하였습니다. 처음엔 실패했지만 두 번째 가출은 집과의 단절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배달을 해도 즐거웠고, 때밀이를 해도 행복했습니다. 돈을 번다는 것, 신세계이며 황홀감마저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술은 악마의 미소를 숨기고 저에게 다가왔고 그 미소를 제가 지으며 독을 한 모금, 두 모금 아니 창살에 가둔 채 술독만을 집어넣어 주는 감옥살이를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너무나도 많아 정말 책을 적어도 될 정도로 많습니다. 영업방해, 소란죄, 음주운전, 폭행 등...

아버지는 그 당시 사이클을 몰았던 경찰관이셨습니다. 정말 남자가 봐도 멋있는 그런 분이셨기에 여자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아버지 자신도 그 몹쓸 짓을 즐기셨고, 심장이 안 좋았던 엄마를 죽음에까지 몰고 간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머리가 다 커서야 엄마를 죽게 한 장본인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술을 마시고 산소를, 그것도 야밤에 택시를 타고 간 적이 있습니다. 소주 몇 병에 안줏거리를 사들고 찾아가서 올려놓고 절을 한 뒤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이 XX놈아 왜 우리 엄마, 내 사랑하는 엄마 나 하나 낳자고 그렇게 고생한 내 엄마를 왜 죽였어, 야 이 개XX야 말 좀 해봐, 야 이 XX놈아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야 이 개XXX야 난 너처럼 안 산다. 난 내 사랑하는 사람 하나만 만나서 오순도순 살고 토끼 같은 애들 낳아서 잘 살 거다.’ 라며 펑펑 울면서 욕을 해주었죠. 사실 글을 쓰는 이 순간 울컥 눈물이 나 한번 울고 나서 다시 글을 씁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한 공원묘지에 같이 계시기에 다음으로 그리운 엄마...에게 가서 무덤을 끌어안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택시 기사분께서도 안타까워하면서 자꾸 그러면 엄마만 더 눈 편안히 못 감으신다면서 그만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습니다. 열 살 때 돌아가신 제 어머니를 전 죽을 때까지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또 그리워할 것입니다. 전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왜냐고요? 전 엄마 옆으로 가면 되니까요. 참 바보 같은 생각이죠. 이런 생각으로 전 이번 입원 전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참 비겁하게요. 작은 누님이 그러더군요. 죽으려면 약을 먹거나 뛰어내려야지 왜 누나를 경찰서까지 오게 만드냐고... 할 말이 없더군요.

참 제가 왜 이러는지... 한날은 병원에서 다음 날까지 잠 한숨 안 잔적이 있습니다. 지금 제 곁에는 10살짜리 사고뭉치 아이와 58세의 아저씨가 나란히 양옆에 있고 저도 환자인데 이 둘을 케어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을 케어한다는 것이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힘든 일인 줄 몰랐습니다.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누님들이 나에게 얼마나 잘해주었고 사랑스러워하고 자랑스러워했는지를요. 이제 다시 세상에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그곳은 술이란 악마들이 들끓는 곳입니다. 미소를 머금고 다가오면 전 이렇게 말을 할 것입니다. ‘너 악마야? 난 알코올 중독 치료받은 사람이야. 이번엔 호락호락하지 않을 걸. 어디 해봐, 누가 이기나. 참 같잖은 자식이렇게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